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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 한국최초 배구 영화

by jmel1984 2025. 1. 27.

 

1 승리를 향한 여정

'1승'은 평균 승률 10% 미만의 감독과 이길 생각 없는 구단주, 이기는 법을 잊은 선수들이 만나 단 하나의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다.
 
한때 유망한 배구 선수였던 김우진(송강호)은 현재 초등학교에서 배구를 가르치며 근근이 살아간다. 어느 날 그는 프로 여자배구단 '핑크스톰'의 감독직을 제안받는다. 팀을 인수한 재벌 2세 구단주 강정원(박정민)은 우진에게 "이번 시즌, 딱 1승만 해주세요"라는 단 하나의 조건을 제시한다.
 
에이스 선수의 이적으로 전력이 크게 약화한 '핑크스톰'은 승리와는 거리가 먼 팀이었다. 주장 수지(장윤주)를 비롯한 선수들은 오랜 패배에 지쳐있었고, 팀워크는 찾아볼 수 없었다. 강정원은 팀이 1승을 거둘 경우 20억의 상금을 내걸며 선수들의 의욕을 자극한다.
 
우진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팀을 이끌어간다. 기본기부터 다시 시작하는 훈련, 선수들의 장점을 살리는 포지션 변경, 그리고 무엇보다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법을 가르친다. "배구는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다"라는 그의 신념은 점차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첫 경기에서 참패를 당하며 팀은 다시 한번 위기를 맞는다. 구단주는 팀 해체를 고려하고, 선수들은 다시 자신감을 잃는다. 우진은 유망주였지만 부상으로 꿈을 접어야 했던 자신의 경험을 통해, 승리보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임을 강조한다.
 
우진의 진심과 선수들의 노력이 만나면서 팀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개인플레이에 치중하던 선수들은 서로를 믿고 의지했고, 패배에 익숙해졌던 마음가짐도 바뀐다. 마침내 시즌 마지막 경기, 핑크스톰은 그토록 바라던 첫 승리를 향한 도전에 나선다.
 

2 숨은 이야기
 

영화 '1승'의 배구 경기 장면은 충남 보령종합체육관에서 촬영되었다. 실감 나는 경기 장면을 위해 배우들은 4박 5일간의 합숙 훈련을 진행했으며, 한유미와 이숙자 해설위원이 트레이닝 코치를 맡았다. 오전에는 포지션별 동작을 익히는 반복 훈련, 오후에는 멤버들 간의 동선과 균형을 맞추는 팀워크 훈련이 쉴 틈 없이 이어졌다.
 
특히 차상현 전 GS칼텍스 감독을 비롯한 다수의 프로 배구 감독들이 직접 레슨에 참여해 트레이닝의 퀄리티를 높였다. 장윤주는 "진짜 선수 생활을 하는 것 같았다"고 회상할 정도로 고강도 훈련이 진행되었다.
 
김연경의 특별 출연 촬영은 겨울철 눈이 많이 오는 날씨 속에서 진행되었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경기를 마치고 밤늦게 보령으로 내려와 촬영하고 다시 올라가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송강호는 김연경의 스파이크를 바로 옆에서 지켜봤는데 "몸이 막 뒤로 밀릴 정도의 파워"였다고 회상했다.
 
배우 이민지는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스태프들을 놀라게 했고, 무용을 전공한 신윤주와 송이재도 합류해 실제 프로 선수 못지않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영화는 CG 기술을 적용해 배구 경기의 생동감을 더욱 살렸으며, 이는 국내 최초의 배구 영화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3 송강호와 장윤주

 

송강호는 패배에 익숙해진 감독 우진 역할을 통해 또 한 번의 변신을 보여줬다. 특히 선수들을 다그치다가도 따뜻하게 감싸안는 섬세한 감정 연기가 돋보였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단 하나의 승리"라는 대사는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명대사가 됐다.
 
박정민은 배구를 전혀 모르는 재벌 2세 구단주 강정원 역을 맡아 송강호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코믹한 연기와 진지한 감정 연기를 자연스럽게 오가며 캐릭터의 변화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모델 출신 장윤주는 만년 벤치 멤버에서 주전으로 성장하는 팀 주장 수지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실제 배구 선수 못지않은 경기력과 내면의 고뇌를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4 최초 시도, 평가는...
 

'1승'은 개봉 첫날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 9.26점, CGV 에그지수 93%를 기록하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스포츠 영화의 클리셰를 따르면서도 배구라는 신선한 소재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영화 평론가들은 송강호와 박정민의 연기 시너지, 실감 나는 배구 경기 장면 연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극적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무엇보다 '1승'은 승리보다 중요한 것이 포기하지 않는 것임을 보여주며 스포츠 영화의 본질을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록 흥행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한국 최초의 배구 영화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