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귀도와 공주님, 그리고 아들
1939년 이탈리아, 서점을 열겠다는 꿈을 안고 아레초 마을에 도착한 귀도(로베르토 베니니)는 숙부의 호텔에서 웨이터로 일하게 된다. 우연히 만난 아름다운 교사 도라(니콜레타 브라스키)에게 첫눈에 반한 귀도는 그녀를 "공주님"이라 부르며 열렬히 구애한다.
도라는 이미 부유한 약혼자가 있었지만, 귀도의 재치 있는 매력과 순수한 사랑에 마음을 빼앗긴다. 결국 도라의 약혼식 날, 귀도는 말을 타고 나타나 그녀를 데리고 달아나는 과감한 선택을 한다.
행복한 결혼 생활 끝에 귀도와 도라 사이에는 아들 조슈아가 태어납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어느 날, 유대인인 귀도와 조슈아는 강제수용소로 끌려간다. 도라는 유대인이 아님에도 자발적으로 가족과 함께 수용소행을 선택한다.
귀도는 어린 아들을 지키기 위해 수용소 생활을 하나의 게임이라고 설명한다. 1000점을 모으면 진짜 탱크를 상품으로 받을 수 있다며, 잔혹한 현실을 아들에게서 감추려 노력한다.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귀도는 아들을 안전한 곳에 숨기고 아내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독일군에게 발각되고, 마지막 순간에도 아들이 보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우스꽝스러운 발걸음으로 걸어가 아들에게 마지막 웃음을 선물한다.
다음 날 아침, 미군이 수용소를 해방시키고 조슈아는 탱크 위에서 살아남은 어머니를 만난다. 이후 성인이 된 조슈아는 이 모든 것이 자신에 대한 아버지의 위대한 사랑의 선물이었다고 회상한다.
2 장르를 넘다
영화는 전쟁과 홀로코스트라는 무거운 소재를 코미디로 승화시키는 놀라운 연출력을 보여준다. 전반부의 따뜻한 로맨스와 후반부의 처절한 생존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특별한 감동을 선사한다.
귀도가 아들을 위해 만들어내는 '게임'은 잔혹한 현실을 가리는 동화 같은 판타지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거짓말이 아닌, 아들의 순수함과 희망을 지키려는 아버지의 위대한 사랑의 표현이다.
베니니 감독은 찰리 채플린을 연상시키는 코믹 연기와 함께, 후반부의 진지하고 절절한 감정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한다. 특히 아들을 향한 마지막 발걸음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평가받는다.
1998년 칸영화제 그랑프리를 시작으로, 아카데미상 3개 부문(남우주연상, 외국어영화상, 음악상)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로베르토 베니니는 외국어영화 배우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3 아버지의 이야기
이 영화는 전쟁의 참혹함을 고발하면서도,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사랑과 희생, 그리고 희망을 아름답게 그려낸다. "인생은 아름답다"라는 제목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지켜내려 했던 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전달한다.
영화는 홀로코스트 생존자 루비노 로메오 살모니의 이야기와 감독 베니니의 아버지 루이지 베니니의 경험에서 영감을 받았다. 특히 루이지는 나치 수용소에서 2년을 보낸 후, 아이들을 놀라게 하지 않기 위해 유머러스하게 경험을 이야기했다고 전해진다.
현대 영화와 달리 대화의 흐름에 맞춰 편집이 이루어졌다. 특히 수용소에서의 스포트라이트 장면은 단 하나의 롱샷으로 촬영돼 긴장감을 고조했다.
영화를 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귀도가 독일군에게 끌려가면서 아들을 보며 짓는 마지막 웃음. 그리고 귀도가 들어가 있으라고 말한 작은 옷장에서 끌려가는 귀도의 모습을 보는 아들. 끌려가는 귀도의 심정은 어땠을까. 바라보는 아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절절하다. 아버지와 아들은 늘 가깝지만 먼 사이다. 아버지는 누구보다 아들을 사랑하지만 표현하지 못하고, 아들은 그런 아버지를 닮아 간다. 아들에게 너무 따뜻하게 대하면 이 차가운 세상에서 잘 지내지 못할까 봐 다가가지 못하면서도, 아들을 미친 듯이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 그런 존재가 아버지다. 영화를 보면서 나의 아버지와 아들을 생각했다. 늘 생활이 어려웠기에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사치로 느꼈던 아버지와 나. 시간이 많이 흘러 이제는 간신히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됐지만 여전히 어색하다. 귀도의 아들만 한 나의 아들에게는 한 번이라도 더 안아주고 한 번이라도 더 사랑한다고 말하려고 애를 쓴다. 앞으로 시간이 흘러나와 아들이 어떤 관계가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귀도의 아들처럼 내 아들도 ‘우리 아버지가 날 정말 사랑했구나’라고 느낄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