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자유
1947년 메인 주 포틀랜드의 은행가 앤디 듀프레인은 아내와 그녀의 정부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종신형을 선고받아 쇼생크 교도소에 수감된다.
앤디는 첫날부터 교도소의 냉혹한 현실과 마주한다. 다른 신입 재소자가 교도관의 구타로 사망하는 것을 목격하지만, 그는 침착하게 상황을 견딘다. 교도소에서 '만물상'으로 통하는 레드와 친구가 되어 록해머를 구해달라고 부탁하며, 이는 두 사람의 깊은 우정의 시작된다.
앤디는 교도소에서 '자매들'이라는 폭력배 집단에게 지속적인 폭행과 성폭행을 당하면서도 굴하지 않는다. 그의 인생은 교도관 헤들리의 상속세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전환점을 맞이한다. 앤디의 재무 지식은 그를 교도소 도서관 사서로 일하게 만들었고, 노튼 소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역할까지 맡게 된다.
1965년, 새로 수감된 토미를 통해 앤디는 자신의 무죄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노튼 소장은 이를 묵살하고 토미를 살해하고 앤디를 독방에 가둔다.
하지만 앤디는 19년 동안 록해머로 파낸 터널을 통해 탈출에 성공한다. 그는 노튼 소장의 비자금 37만 달러를 가지고 멕시코 지우타네호로 도망가, 소장의 비리 증거를 언론에 제보한다. 이로 인해 헤들리는 체포되고 노튼 소장은 자살한다.
1967년, 마침내 가석방된 레드는 앤디가 말했던 뷕스턴의 참나무 아래에서 편지와 돈을 발견한다. 레드는 가석방 조건을 어기고 멕시코로 건너가 태평양 해변에서 앤디와 재회하며 진정한 자유를 맞이한다.
역대 최고
'쇼생크 탈출'은 1994년 개봉 이후 30년 가까이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다.
영화는 희망, 우정, 자유,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완벽하게 다루고 있다. 특히 부당한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앤디의 모습은 시대와 문화를 초월한 감동을 전달한다.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로저 디킨스의 뛰어난 촬영도 돋보인다. 음울한 감옥의 분위기와 자유를 향한 갈망이 영상을 통해 세밀하게 표현됐다.
화려한 액션이나 특수효과 없이도 단순한 대화만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힘을 가진 영화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앤디와 레드의 우정, 부패한 권력에 맞서는 인간의 존엄성, 그리고 결코 포기하지 않는 희망의 메시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울림을 준다.
영화 쇼생크탈출은 IMDb 평점 1위를 수년간 지키고 있으며, AFI 선정 100대 영화, 영국 엠파이어지 선정 최고의 영화 등 수많은 평가에서 최고의 영화로 선정됐다.
우리는 누구나 탈출을 꿈꾼다. 요즘 유행하는 경제적 자유라는 용어가 탈출에 관한 우리의 욕망을 대변한다. 돈을 충분히 벌어서 내 마음대로 살고 싶다는 욕망. 회사에서 보기 싫은 얼굴을 보지 않고 부당한 지시를 받지 않으며 여행 가고 싶을 때 여행을 가고 일하고 싶을 때 일을 하고 싶다는 욕망. 하지만 그 욕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는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 사람의 생각은 비슷하고 결국 차이를 만드는 건 실행력이나 인내심, 절박함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주인공들을 봐도 그렇다. 그들이 진정한 자유를 맛볼 수 있었던 비결은 탈출을 향한 간절함과 19년동안 탈출을 위해 애쓴 성실함, 부패와 불의를 참아낸 인내의 조화다.
40대가 되면서 때로는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집에서는 가장으로서의 무게, 회사에서는 팀장으로서의 무게가 버겁게 느껴진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 내려놓고 싶거나, 껄끄러운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혼자 있고 싶다고 생각할 때도 많다. 도망치고 싶다는 마음이 커질 때면 육아휴직을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월급은 제자리인데 물가는 오르고 저축은 커녕 빚갚기에 급급한 현실을 보면 그마저도 사치다.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사는건지 궁금하기도 하다.
복잡한 생각 가운데 마음 속에 정한 기준은, 삶 가운데 '도망'이 아닌 '탈출'을 지향해야 한다는 점이다. 도망은 말 그대로 두려워서 자리를 피하는 느낌이라면, 탈출은 어둡고 암울한 어딘가에서 더 나은 환경을 향해 나아가는 느낌이다. 100세 시대라는 지금, 나는 이제 40대다. 반도 안 살았다고 생각하면 현실에 절대 안주하고 싶지는 않다. 장점을 발전시키되 단점은 보완하며 더 나은 삶을 향해 '탈출'을 시도하는 삶을 살고 싶다. 그렇게 앞을 향해 묵묵히 나아가다 보면 점점 좋아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