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방관들의 숭고한 희생을 그린 이야기
체육특기생 출신의 철웅(주원)은 서울 서부소방서 구조대에 신입 소방관으로 발령받는다. 베테랑 구조반장 진섭(곽도원)과 구조대장 인기(유재명)의 지도 아래 소방관으로서의 첫걸음을 내디딘다.
어느 날 빌라 화재 현장에 투입된 철웅은 불법 주차된 차들 때문에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거운 장비를 메고 현장으로 향한다. LPG를 사용하는 빌라에서 철웅의 실수로 가스가 폭발하면서 동료 효종이 화상을 입고, 아이를 구하려던 용태가 순직한다.
동료의 죽음을 목격한 철웅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병가를 내게 된다. 복귀 후 그는 소방관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관리자가 되려 하지만, 결국 현장에서 동료들과 함께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던 중 홍제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다. 또다시 불법주차된 차들로 인해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 철웅을 비롯한 구조대원들은 무거운 장비를 메고 화재 현장으로 향한다.
건물 안의 사람들을 구조한 후, 한 어머니가 "내 아들이 안에 있다"고 호소하자 대원들은 다시 불 속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노후화된 건물이 붕괴하면서 철웅을 제외한 대원들이 순직한다. 후에 밝혀진 사실은 그 아들이 오히려 방화범이었고 만취 상태에서 어머니와 다툰 후 불을 질렀다는 점이었다.
영화는 합동영결식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살아남은 철웅의 모습을 통해 소방관들의 숭고한 희생과 동료애를 보여준다.
2 현장감을 살린 촬영 과정
'소방관'은 실제 화재 현장의 생생함을 담아내기 위해 컴퓨터그래픽(CG) 사용을 최소화하고 실제 불을 피워 촬영을 진행했다. 곽경택 감독은 "불의 온도를 하나도 못 느낀다면 걸음걸이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실제 불과 연기를 사용한 이유를 설명했다.
화재 장면 촬영 시에는 안전을 위해 현직 소방관들이 항상 대기했다. 비번인 구조대원들이 모니터 뒤에서 자문을 제공했으며, 현장 상황에 따라 즉각적인 조언을 받아 촬영을 진행했다.
배우들은 본격적인 촬영에 앞서 수 주간의 소방 교육을 수료했다. 산소마스크를 착용하고 불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찍을 때는 촬영팀이 마치 다큐멘터리 촬영처럼 연기 속에서 배우들을 따라다녔다.
특히 이준혁은 어린 시절 화상 경험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있었음에도, 몸에 불이 붙는 장면을 스턴트 없이 직접 소화했다. 안전을 위해 특수재를 바르고 촬영했지만, 실제 불을 사용한 만큼 배우들의 긴장감과 공포가 고스란히 전달됐다.
촬영은 2020년에 완료됐으나, 코로나19 팬데믹과 주연배우 곽도원의 음주운전 사건으로 인해 개봉이 지연됐다. 2024년 12월 4일 마침내 개봉한 영화는 소방관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생생하게 담아내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3 기록과 의의
'소방관'은 2024년 12월 4일 개봉 이후 놀라운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개봉 19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25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2025년 1월 5일 기준 누적 관객 355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2024년 한국 영화 TOP 5에 해당하는 성적으로, '파묘', '범죄도시4', '베테랑2', '파일럿'에 이어 흥행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119원 기부 챌린지'의 성공이다. 관객 1인당 119원씩을 2025년 개원 예정인 국립소방병원 건립 기금으로 기부하는 이 캠페인을 통해 4억 원 이상의 기부금이 모였다. 이는 영화가 단순한 흥행을 넘어 사회적 의미까지 만들어냈음을 의미한다.
영화는 CGV 골든에그지수 99%, 네이버 평점 9.58점이라는 높은 평점을 기록하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20대 26%, 30대 30%, 40-50대가 40%라는 폭넓은 연령대의 관객 분포를 보이며,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소방관들의 헌신과 희생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영화는 단순한 재난 영화를 넘어 소방관들의 열악한 현실을 고발하고, 그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거는 소방관들. 그들이 있기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음을 모두가 기억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