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도 안 되는 반전
아동 심리학자 말콤 크로우 박사는 어느 날 밤 자신의 집에서 과거 환자였던 빈센트 그레이에게 총격을 당한다. 빈센트는 말콤이 자신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했다고 비난하며 자살한다.
몇 달 후, 말콤은 빈센트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9살 소년 콜 시어를 만난다. 콜의 어머니 린은 아들의 이상 행동과 육체의 상처들을 걱정하고, 콜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며 힘든 시간을 보낸다.
결국 콜은 말콤에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죽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처음에는 콜이 정신분열증이라고 생각했던 말콤은 빈센트의 치료 기록을 다시 듣던 중 진실을 깨닫고, 콜에게 유령들과 소통해 그들을 도와주라고 조언한다.
콜은 카이라 콜린스라는 소녀의 유령을 만나 그녀의 의붓어머니가 그녀를 독살했다는 진실을 밝혀내고, 동생까지 같은 위험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이후 콜은 자신의 능력을 받아들이고 어머니에게도 비밀을 털어놓는다.
한편 말콤은 집으로 돌아와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그는 빈센트에게 총격을 당한 후 이미 죽은 상태였다. 아내 안나가 잠든 모습을 보며, 말콤은 자신이 유령이었음을 깨닫고 아내에 대한 사랑을 고백한 뒤 그녀를 떠나보내기로 결심한다. 콜과 안나에 대한 미련을 모두 해결한 말콤의 영혼은 마침내 평화롭게 떠난다.
2 죽음과 미련
“브루스 윌리스 귀신이다!”
전설의 식스센스를 본 지 벌써 26년이 지났다. 유주얼 서스펙트와 더불어 역대 최고의 반전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영화. 그러고 보면 90년대에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왔다. 아마 나보다 윗세대들은 7,80년대에도 좋은 작품이 많았다고 하겠지만. 리뷰를 쓰려고 영화를 찾아봤더니 브루스윌리스가 저 때만 해도 참 젊었다. 하긴 저 때 내가 중학생이었던 내가 이제 40대가 됐으니 시간이 많이 흘렀다. 결국 이 영화가 다루려는 소재는 죽음이다. 좀 더 들어가 보면 세상을 향한 미련이 있다. 브루스 윌리스의 혼이 세상을 떠나지 못했던 이유도 이 땅에 미련이 남았기 때문이다. 미련이 있다는 말은 후회가 남는다는 말로 해석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미련이 있는 사람과 후회가 남는 사람의 공통점은 과거를 돌아본다는 점이다. 늘 과거에 매여 앞으로 전진하지 못한다. 나에게 후회가 가장 많이 남는 시절이 있다면 대학시절이다. 집안이 가난했던 탓에 부모님을 원망하기 바빴고 환경이 내 미래를 가로막는다고 확신했다. 착각을 확신으로 믿고 살아가다 보니 삶을 늘 힘이 없었고 무력했다. 방학 때는 오후 4시까지 누워서 일어나지 않았고 학기 중에는 아무 생각 없이 살았다. 나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 있는 친구들이 과거를 잊고 미래를 향해 매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뭔가가 나를 속여왔다는 느낌이랄까. 그때부터는 새롭게 두 가지 다짐을 했다. 첫 번째는 환경 탓하지 말기, 두 번째는 후회하지 말기. 물론 100%는 아니지만, 그때부터 후회가 남는 삶을 살지는 않았다.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내 마음만큼 잘 되지는 않았어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하고자 했다. 두 가지를 다짐한 근본 이유는 죽음 때문이다. 내가 생각할 때 가장 불쌍한 인생은 죽기 전에 후회하는 삶이다. 한 번 태어나서 사는 삶인데 죽기 전에 후회를 하면 너무 허망하지 않은가. 나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어서 사후세계를 믿는다. 죽고 나면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사후 행선지가 결정된다고 굳게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이 땅에서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 하나님이 말씀하신 대로 최선을 다해 이웃을 사랑하며 섬기고 나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싶다. 25년이 지난 지금도 브루스 윌리스가 스스로의 정체를 깨닫고 느낀 충격을 묘사한 장면이 뇌리에 남는다. 내 삶이 내가 생각한 삶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의 충격, 내가 잘못 살았음을 깨달았을 때의 충격, 이미 늦었음을 알았을 때의 충격. 후회가 없는 삶을 어디서 시작할 수 있을까.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살 수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 그렇게 살기 위해 요즘은 시간활용에 관심이 많다. 시간 활용 관련 책도 읽고 아이패드용 플래너 속지도 기록해서 기입하고 있다.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계획을 짜는 나를 보며 누군가는 숨 막힌다고 할 수도 있다. 그래도 나는 인생에서 후회보다 숨 막힘을 택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