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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사이드, 소송은 걸렸지만

by jmel1984 2025. 2. 17.

 

 

1 마약 중독자가 프로 미식축구 선수로

 

'블라인드 사이드'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드라마로, 한 흑인 청년의 인생을 바꾼 백인 가정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마이클 오어는 마약중독자인 어머니와 어린 시절 강제로 떨어져 위탁가정을 전전하며 거리를 떠돌던 흑인 소년이다. 추운 겨울날 밤, 반팔 차림으로 거리를 헤매던 마이클을 부유한 백인 가정의 리앤이 발견하고 그를 집으로 데려간다.

리앤과 그녀의 남편 숀, 그리고 자녀들 콜린스와 SJ는 마이클을 가족처럼 받아들인다. 리앤은 마이클의 법적 보호자가 돼 그의 교육과 미래를 위해 헌신한다. 마이클은 뛰어난 신체 능력을 바탕으로 학교 미식축구팀에서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경기 규칙도 제대로 모르던 마이클이 SJ의 도움으로 미식축구를 배우며 성장해 간다. 리앤의 지원 아래 학업 성적도 향상돼 대학 진학의 꿈을 키운다. 여러 대학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마이클은 결국 리앤 부부의 모교인 미시시피 대학을 선택한다.

하지만 주변의 의심과 편견으로 인해 마이클이 미시시피 대학에 진학하도록 리앤 가족이 의도적으로 조종했다는 소문이 퍼진다. 이에 혼란을 겪은 마이클은 잠시 집을 떠나지만, 결국 자신의 의지로 미시시피 대학 진학을 결정한다. 이후 마이클은 NFL 드래프트 1순위로 볼티모어 레이븐스에 지명되어 프로선수의 꿈을 이룬다


2 내 이야기 아니야

 

2023년 8월, '블라인드 사이드'의 실제 주인공 마이클 오어가 투오이 부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많은 사람이 충격에 빠졌다.
먼저 마이클 오어는 영화와 달리 자신이 실제로 입양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투오이 부부가 20년 전 자신을 속여 양부모가 아닌 후견인 서류에 서명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오어는 이어 투오이 부부가 후견인 권한을 이용해 영화의 수익금 수백만 달러를 챙겼다고 주장했다. 특히 영화 제작사가 투오이 가족에게 22만 5000달러와 영화 순수익의 2.5%를 지급했으나, 오어는 이러한 수익을 전혀 받지 못했다며 분노했다.

오어가 투오이 부부에게 후견인 지위 포기와 수익금 반환을 청구하자 션 투오이는 "충격받았다"며 "열여섯의 마이클을 사랑했던 것처럼 서른일곱의 마이클도 사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부 측 변호인은 "법정에서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논란으로 2009년 개봉 당시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던 영화의 감동은 진실여부를 둘러싼 갈등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3 NFL에 빠지다

굉장히 재밌게 본 영화 중 하나다. 이 영화를 볼 당시만 해도 NFL을 잘 몰랐다. 미식축구 공을 사용한다는 정도만 알았지 규칙도 선수도 몰랐다. 스포츠 영화를 볼 때 나름대로 좋은 영화의 기준을 세운 점이 있다. 그중 하나가 '해당 스포츠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봐도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 영화 국가대표 같은 경우가 좋은 예다. 스키점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소하게 느끼는 종목이지만 영화를 보며 스키점프에 관심을 갖게 됐다. 순전히 영화 때문이다. 블라인드 사이드도 그런 영화다. 미식축구를 1도 몰라도 되는, 누가 봐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 실제로 난 이 영화를 보고 NFL에 관심을 갖게 됐다. 대체 얼마나 재밌길래 NBA나 MLB보다 인기가 많은지 궁금하던 차에 영화가 내 마음에 불을 지핀 셈이다. 그때부터 NFL 하이라이트를 찾아보고, 미식축구 공을 사서 가족들과 캐치볼도 했다. 그 결과 미국인만큼은 아니지만 NFL의 매력을 조금은 알게 됐다. 

 

일단 내가 느낀 NFL의 가장 큰 재미는 무조건 큰 사람이 잘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NFL에 관심을 갖기 전, 나는 미식축구가 큰 사람들만의 전유물인 줄 알았다. 몸을 부딪히며 싸움을 이겨내려면 큰 몸과 근육이 필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작은 키에도 NFL에서 활약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빠른 스피드를 가졌다. 아무리 큰 선수라도 잡을 수 없는 무지막지한 스피드로 상대방의 진영을 파고드는 그들은 대부분 러닝백이라는 포지션을 담당한다. 말 그대로 공을 받아서 들고 상대 진영으로 뛰는 역할이다. 좌우로 몸을 흔들며 파고드는 러닝백의 움직임에 추풍낙엽처럼 쓰러지는 디펜시브 라인을 보는 재미란 말할 수 없이 크다.  아이실드라는 일본 미식축구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도 러닝백이었는데 그만큼 매력이 넘치는 포지션이다.  괴물 중의 괴물이 모인 NFL에서 활약하는 사람들 중 나같이 작은 사람도 있다니, 그러고 보면 절대라는 말은 함부로 쓰는 게 아닌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