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침대보다 유명한 매트릭스
1999년, 컴퓨터 프로그래머이자 해커인 토마스 앤더슨(일명 '네오')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매트릭스"라는 미스터리에 끌리게 된다. 어느 날 그는 유명한 해커 트리니티를 만나게 되고, 그녀는 네오에게 모피어스라는 인물이 그가 찾는 진실을 알려줄 수 있다고 말한다.
네오는 모피어스를 만나게 되고, 그는 네오에게 두 개의 알약을 제시한다 - 빨간 알약을 먹으면 진실을 알게 되고, 파란 알약을 먹으면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네오가 빨간 알약을 선택하자, 그는 충격적인 현실에 눈을 뜨게 된다. 실제 연도는 약 2199년이며, 인류는 인공지능 기계와의 전쟁에서 패배했고, 대부분의 인간들은 기계가 만든 가상현실인 '매트릭스'에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기계들은 인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거대한 농장에서 인간을 재배하고 있으며, 매트릭스는 인간들이 이 사실을 모르게 하기 위한 가상 시뮬레이션이다. 모피어스와 그의 반란군 승무원들은 매트릭스에 침투해 다른 사람들을 깨우고 있다.
모피어스는 네오가 '선택받은 자(The One)'라고 믿는다. 이 예언에 따르면, 선택받은 자는 매트릭스를 조작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고 한다. 네오는 처음에는 이를 의심하지만, 모피어스의 배에서 다양한 무술과 기술을 학습하게 된다.
매트릭스 내에서 반란군들은 '요원(Agent)'이라 불리는 강력한 프로그램들과 맞서 싸워야 한다. 특히 요원 스미스는 네오와 그의 동료들을 끈질기게 추적한다. 모피어스는 네오를 매트릭스 내 '오라클'이라는 예언자에게 데려가고, 그녀는 네오에게 자신이 선택받은 자인지 아닌지는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후, 모피어스가 요원 스미스에게 붙잡히게 된다. 네오와 트리니티는 모피어스를 구하기 위해 매트릭스로 다시 들어가고, 위험한 구출 작전을 성공시킨다. 하지만 탈출 과정에서 네오는 요원 스미스와 대면하게 되고, 싸움 끝에 스미스에게 사살당한다.
그러나 트리니티는 현실 세계에서 네오에게 그가 선택받은 자이며, 오라클이 그녀가 선택받은 자와 사랑에 빠질 것이라고 예언했다고 말한다. 그녀의 키스로 네오는 매트릭스 내에서 부활하고, 이제 코드를 볼 수 있게 된다. 그는 요원들을 쉽게 물리치고 스미스의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파괴한다.
영화는 네오가 매트릭스 내에서 날아오르며, 전화를 통해 인류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그는 기계들에게 인간의 마음이 자유롭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한다.
2 네오는 예수, 철학?
매트릭스는 1999년 개봉 이후 단순한 SF 영화를 넘어 철학적 담론과 대중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영화는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와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라와 시뮬라시옹'에서 영감을 받아 현실과 가상의 경계, 운명과 자유의지의 대립을 탐구한다.
빨간 알약과 파란 알약 중 선택하는 장면은 운명과 자유의지 사이의 선택을 상징한다. 매트릭스 속 세계는 운명이 지배하는 미리 구성된 세계인 반면, 현실 세계에서는 인간이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 개인적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영화의 혁신적인 특수효과, 특히 '불릿 타임' 기술은 영화와 게임 산업에 혁명을 일으켰다. 2001년 출시된 맥스 페인 게임은 매트릭스의 영향으로 불릿 타임 기능을 게임플레이 메커니즘으로 도입했다.
흥미롭게도 장 보드리야르는 매트릭스 영화를 싫어했다. 그는 영화가 자신의 저서를 오해했으며, 위선적이라고 비판했다. 보드리야르는 "매트릭스는 매트릭스가 만들어낼 수 있는 종류의 영화"라고 말하며 영화의 아이러니를 지적했다.
최근에는 영화의 '레드필'이라는 개념이 인셀(비자발적 독신남) 커뮤니티와 음모론자들에 의해 전용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릴리 워쇼스키는 강한 비판을 표했으며, 휴고 위빙(에이전트 스미스 역)도 이러한 메시지 왜곡에 당혹감을 표현했다.
네오는 예수?
매트릭스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해석은 네오가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한다는 해석이다. 여러 학술 연구와 영화 분석에서 이러한 종교적 상징성을 주장한다. 그들이 주장하는 네오와 예수의 유사점은 뭘까.
먼저. 네오의 이름에서부터 시작된다. 그의 본명인 '앤더슨(Anderson)'은 그리스어로 '인간의 아들(son of man)'을 의미하는데, 이는 성경에서 예수를 지칭하는 표현과 일치한다. 또한 '네오(Neo)'는 '새로운'이라는 의미로, 인류를 구원할 새로운 존재를 암시한다.
영화 속 네오의 여정은 예수의 생애와 여러 유사점을 보인다.
1 네오는 죽었다가 부활한다
2 그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3 영화 마지막에 하늘로 올라가는 장면은 예수의 승천을 연상시킨다
4 사이퍼(Cypher)는 유다처럼 네오를 배신한다
이밖에도 영화에는 다른 기독교 관련 상징도 많다.
모피어스는 세례 요한과 같은 역할로, 구세주의 도래를 예고하고 준비한다
트리니티(Trinity)라는 이름은 그 자체로 기독교의 삼위일체를 의미한다
시온(Zion)은 성경에 나오는 도시 이름이다
이에 더해 영화가 1999년 부활절 주말에 개봉된 것도 의미가 있다
영화감독들은 이러한 종교적 상징을 의도적으로 사용했으며, 배우 로렌스 피시번(모피어스 역)도 인터뷰에서 자신의 캐릭터가 "세례 요한"과 같다고 언급했다.
기독교인으로서 이런 영화와 해석은 늘 흥미롭다. 신인 예수가 인류를 구하기 위해 인간의 몸으로 와서 인류를 위해 죽고 다시 부활했다는 복음. 어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스토리를 문화로 표현해 내려는 시도가 재밌다.
매트릭스는 제7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편집상, 음향상, 음향 편집상, 시각효과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 또한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BAFTA)에서 특수 시각효과상과 음향상을 수상했다.
토니상에서는 최우수 감독상(워쇼스키 형제)과 최우수 SF 영화상을 수상했으며, MTV 영화상에서는 최우수 영화상, 최우수 남자 연기상(키아누 리브스), 최우수 액션 시퀀스상을 수상했다.
2011년에는 미국 의회도서관의 국립필름 레지스트리에 보존 작품으로 선정되었으며, 미국 영화 협회(AFI)의 "100년... 100편의 영화" 목록에서 7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