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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일병 구하기, 참전용사가 중간에 뛰쳐나간 이유

by jmel1984 2025. 3. 6.

 

1 사자 말고 사람 라이언을 구해

 

1944년 6월, 제2차 세계대전 중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한창인 시점이다. 미국 육군참모총장은 라이언 가문의 4형제 중 3명이 전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남은 막내 제임스 프랜시스 라이언 일병을 구출하라는 특별 임무를 내린다. 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존 밀러 대위(톰 행크스)는 7명의 부하를 이끌고 위험한 여정을 시작한다.

밀러 대위와 그의 부대는 전쟁터를 가로질러 라이언을 찾아 나선다. 그들은 가는 길마다 전투에 휘말리게 되고, 에이드리언 카파조가 첫 번째로 전사한다. 그들이 처음 찾은 라이언은 동명이인으로 밝혀지고, 이들은 계속해서 여정을 이어간다.

길을 가던 중 적의 기지를 발견한 밀러 대위는 동료들의 설득으로 교전을 결정한다. 적 진지는 파괴했지만, 유일한 위생병 웨이드가 전사하는 비극을 맞는다. 분노한 부대원들은 포로로 잡은 독일군을 처형하려 하지만, 밀러 대위는 이를 막고 그를 풀어준다.

마침내 그들은 라멜 지역의 다리를 지키고 있는 제101 공수사단에서 라이언을 찾아낸다. 밀러 대위는 라이언에게 귀환 명령을 전달하지만, 라이언은 자신의 전우들을 두고 떠날 수 없다며 거부한다. "내가 여기 있었고, 남은 형제들과 함께 있었다고 어머니께 전해달라"는 라이언의 말에, 밀러 대위는 결국 그와 함께 다리를 방어하기로 결정한다.

독일군의 공격이 시작되고, 밀러 대위와 그의 부대는 제한된 무기와 인원으로 필사적으로 저항한다. 치열한 전투 속에서 부대원들은 하나둘 전사하고, 마침내 밀러 대위도 적의 총탄에 쓰러진다. 그러나 그의 희생 덕분에 라이언은 살아남고, 마침 도착한 아군의 지원으로 다리를 지켜낸다.

수십 년이 지난 후, 노년의 라이언은 가족들과 함께 노르망디 미군 묘지를 찾아 밀러 대위의 묘비 앞에 무릎을 꿇는다. 그는 밀러 대위의 마지막 말 "제임스, 가치 있는 삶을 살아라"를 떠올리며, 자신이 그의 희생에 걸맞은 삶을 살았는지 자문한다. 그의 아내는 "당신은 잘 살았어요"라고 위로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영화는 전쟁의 잔혹함과 인간성, 희생과 의무, 그리고 한 사람의 생명이 갖는 가치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특히 노르망디 상륙 장면은 역사상 가장 사실적인 전쟁 묘사로 평가받으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비롯해 4개 부문을 수상했다.

 

2 참전 용사들이 도망갈 정도의 사실 묘사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전쟁 장면들은 실제 제2차 세계대전, 특히 노르망디 상륙작전(D-Day)의 경험을 매우 사실적으로 반영했다.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인 오마하 비치 상륙 장면은 역사적으로 가장 정확한 전쟁 묘사로 평가받는다. 세계 2차 대전 역사학자 존 맥매너스는 이 장면이 1944년 6월 6일 해변의 불안한 분위기와 끊임없는 학살, 그리고 전장의 트라우마를 실제 전투 경험담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한다.

영화는 상륙정에서의 뱃멀미, 상륙정에서 내릴 때 겪은 많은 사상자, 해안에서 주변 부대와 연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찰리 중대의 경험을 역사적으로 정확하게 묘사했다. 또한 장비의 무게로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 병사들의 모습도 실제 경험을 반영했다.

스필버그 감독은 실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사용된 것과 같은 12대의 진짜 제2차 세계대전 상륙정을 사용했으며, 병사들의 시점에서 전쟁을 보여주는 주관적 기법을 통해 시청자를 전쟁의 안갯속으로 몰입시켰다.

이 영화의 D-Day 장면은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일부 D-Day 참전 용사들은 영화 장면을 보지 못하고 극장을 떠나야 했으며, 재향군인회는 영화를 본 후 전문적인 도움을 구하는 참전용사들로부터 100건 이상의 상담 전화를 받았다.

스필버그 감독은 "우리가 제대로 했다면, 관객들은 우리가 실제로 그곳에 있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이 영화는 전쟁 영화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전쟁을 보는 우리의 시각을 영원히 변화시켰다.

 

전쟁영화를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는다. 전차병으로 근무 당시 큰 부상을 당했던 경험이 있어서 전쟁영화 속 부상 장면이 특히 보기 어렵다. 전쟁 중 부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다쳤을 때의 그 순간이 너무 끔찍한 기억으로 남아있기에 영화로도 보고 싶지가 않다. 영화의 너무나 사실적인 현실 묘사에 참전 용사들이 자리를 못 지키고 떠났다는 말도 그래서 공감이 된다. 특히나 보병은 자신을 보호해 줄 장비가 없다. 얼마나 무서웠을지 상상이 안 간다. 죽음을 각오하고 부하를 구하기 위해 전장에 나서야 하는 선임병의 심정을 나는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더 슬프다.